솔직한 이야기/연애,결혼 그리고 사랑에 대해서

두번째 일본인 여자친구 이야기

제이 스치는 바람에 2021. 3. 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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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진은 이 이야기와 하등에 상관이 없음을 알립니다.

 

 

이미 두번째 일본인 여자친구라고 말을 했으니, 첫번째도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전의 이야기는 나의 조금 슬프고 힘들었던 이야기를 남겼다면, 이번에는 왜 갓스시녀 라는 이야기가 생겼는지 그 유래에 관하여 이야기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두번째 여자친구 이야기>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과 배경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다소 변경하여 기재한 부분이 있음

 

앞서 첫번째 여자친구에서 어떤 일본여자에 대한 환상을 박살내 주었다. 그러나 그 여자가 일본인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될 수 없듯이 이번이야기가 어떤 일본인의 이미지를 대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첫번째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억지로 1달을 동거를 하는 중에 나는 우연히 내가 이사온 건물의 로비에서 정말 너무 하얗고 고양이 상의 소녀를 발견한다. 에어팟을 끼로 어딘가 통화를 하는 그녀를 보았다. 내가 힘든 와중에도 미녀는 알아보았다. 그리고 순간 일부 상처가 치유되는 마법을 경험했다. 마음은 50%치유되었다. 그녀를 보자마자. 친구와 이야기하는 중에도 내 눈은 그녀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

"I can't take my eyes off you."

 

언젠가 그녀를 다시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그렇게 1주인가 2주인가 지났다. 우연히 퇴근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내 눈 앞에 나타난 그녀, 그리고 그녀의 동료. 함께 퇴근하는 길이었다. 이건 거의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혼자 생각하고, 용기를 내어 말을 걸었다.

 

”あの、、、”(아노)

 

용기 내어 말을 걸었고, 그녀는 무안하지 않게 매우 친절하게 이야기를 받아주었다. 그녀의 이름은 모모였다. 모모는 예쁜 외모처럼 목소리도 꾀꼬리의 목소리를 가졌다. 내가 하는 말에 너무  친절하게 대답해주었고, 어느덧 우리는 우리가 사는 아파트까지 오게 되었다. 나야 이미 그녀가 내가 사는 건물에 산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우리가 향한 손가락은 같은 층을 가리켰다. 

 

'あれ、これは運命か’(어? 이건 운명인가?)

 

우리가 같은 층에 살고 있었다니 그리고 그녀는 내 옆방에 살고 있었다. 와 대박. 이건 결혼해야겠네, 완전 끝났네. 생각했다. 나는 원래 생각이 이래 극단적이다. 

 

그날도 그냥 그렇게 그녀를 보냈다.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고, 내가 여기서 매우 소극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나는 원래 맘에 들면 맘에 든다고 하고, 번호도 바로 물어보고 하지만, 첫번째 여자친구의 여파도 있고, 조금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싶은 사람이었다. 세상에서 내가 여태까지 만난 사람들 중에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섣불리 모든 것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녀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 집까지 온 날 나는 사실 약속이 있지만, 그 약속에 늦고 그녀와 함께 내 아파트까지 들렸다가 다시 나왔다. 

 

그녀와 잘됐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희망이 이제는 강렬한 소망으로 변했다. 이제 언제 또 만나나 싶었는데, 다음날 나와 모모는 다시 만났다. 모모에게 연락처를 물어보면 너무 뻔해보여서, 나는 오히려 모모의 동료에게 연락처를 물었다. 그러니 모모는 그 사실을 알고 역으로 나에게 찾아와 연락처를 달라고 말했다(아싸!). 내 집에서 한국 음식을 만들어 줄테니 나와 내 친구 그리고 모모 그리고 모모의 동료와 함께 밥을 먹기로 한다. 그렇게, 4명은 나의 집에 모여서 내가 만든 떡볶이와 한국음식을 맛있게 먹고 우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그날 이후로, 나는 옆집에 사는 모모와 종종 연락하며 거의 이틀에 한번 꼴로 만나게 되었다. 내 친구 미도리짱과 함께 만날 때도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둘이 만날 때도 있었다. 그녀를 점점 좋아하는 마음은 커져갔다. 그러면서 약간 상사병 같은 증상이 함께 찾아왔다. 그녀의 인스타를 살펴보면, 그녀는 프라이드가 높고 도도하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내가 생전 이렇게 좋아했던 여자가 있던가 싶었다. 이 사람 때문에 나의 삶에 모든 아픔이 치유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녀를 좋아하는 마음이 점점 커져갈 무렵에 나에게는 내 삶을 바꿀 한 통의 전화가 한국에서 온다. 한국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온 것이다. 깊은 고민에 빠졌다. 사실 깊은 고민까지도 아니다. 나는 다시 한국에 갈 생각이 컸다. 모모가 나의 인생에서 어떤 의미인지도 중요했지만, 일단은 나의 살길부터 강구해야 했다. 한국에 갈 것이라는 소식을 친구들에게 전하니 친구들은 모두 축하해주었지만, 모모만큼은 조금 아쉽다는 리액션을 했다.

 

일단은 한국을 돌아가기로 하고 현지 회사 문제도 정리할 겸 조금 유예를 달라고 하니, 그 회사도 오케이했다. 그 유예된 시간을 나는 모모와 함께 잘 지내보기로 한다(아직 아무 관계도 아니었지만). 이후 나는 모모와 장도 보러 가고, 모모에게 스테이크 샐러드 스파케티 3대장을 대접해서 밥을 먹기도 하고, 함께 넷플릭스를 보면서 와인을 먹었던 적도 있다. 그녀는 몰랐지만 둘만의 재밌는 추억을 모모는 친구로써, 나는 데이트로써 쌓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하루는 새벽에 그녀를 그리워하다가 핸드폰에서 그녀의 프로필에서 잘못해서 통화버튼을 누른다. 그것도 새벽 4시에. 당황해서 바로 껐지만, 너무 당황하면 핸드폰도 바로 작동하지 않는다. 젠장. 모모에게는 미안하다고 하고. 다음날  식사를  초대한다. 그리고 이제는 내 맘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손편지로 내 마음을 적고, 식사를 초대한 날 저녁 11시가 되었을 때였다. 마침 시내에는 폭죽이 터지고 난리가 나고 있었다. 그녀와 넷플릭스를 보다가, 그녀에게 편지를 건네고 내 마음을 고백했다. 

 

사실 차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아름다운 그녀가 나를 받아줄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그녀에게 내 마음을 전부 전하지 않으면 나는 평생을 후회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를 사랑하고 있고, 충분히 행복했다. 그래도 그녀에게 내 마음을 전하고 남은 시간동안 행복하게 지내고 싶었다. 본래는 일본에 더 오래 있으면서 그녀와 함께 하고 싶었다. 그녀와 결혼하는 것을 꿈꾸었다. 

 

나의 고백에 모모는 내 예상과는 달리 눈물을 흘리고, 너무 기뻐해주었다. 내가 알고 있던 프라이드가 높은 이미지와는 다른 소녀의 모습을 나는 눈앞에서 보았다. 그렇게 기뻐하는 모모를 보니 나도 기뻤다. 이것이 꿈인가 싶었다. 하루하루가 아까웠던 우리는 내가 이제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 문제는 그때가서 생각하자면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고 말했다. 참으로 현명한 여자였다. 

 

그녀와 함께 하루하루를 즐기면서 보냈다. 우리는 한일커플의 유튜브를 보면서 어쩌면 같은 미래를 꿈꾸기도 했다. 옆집에 살았기에 그녀는 내 집에서 계속 지냈다. 아침과 점심은 내가 만들고, 보통 저녁은 모모가 만들었다. 장보러 가는 것도 우리가 하는 데이트의 일종이었다. 그렇게 점심과 아침을 만들어주고, 사귀귀 전에도 내가 그녀를 위해 한국요리부터 다양한 요리를 도전하고 그녀에게 만들어 준 것이 그녀는 참 좋았다고 한다. 내 음식으로 그녀는 감동을 했고, 보통은 일본남자들이 그렇게 요리를 해준다거나, 여성을 배려해주는 부분이 없어서 내가 좋았다고 한다. 그리고 보통 애인을 사겨도 예의를 차리거나 불편한 부분들이 있는데, 나는 남매처럼 자신을 편안하게 해주고 재밌게 해줘서 좋다고 했다. 

 

역시 나의 매력은 국적을 제한하지 않는구나. 내 매력을 한국에 묶어두는 것은 조금 아깝다고 생각한다 지금도(넝담^^;;). 여튼, 그래도 그녀는 조금 엄격한(厳しい) 부분이 있다. 타인을 배려하는 부분이나 자신의 기준에서 조금 나와 안맞는 부분이 있을 때 아주 엄격하게 자신의 잣대를 들이대는 경우가 있다. 이 부분은 솔직히 나와 잘 맞지 않았다. 나는 그런 것이 싫어서 이렇게 자유롭게 살고 싶은 것인데, 여자친구나 와이프가 그러면 난 몬산다~. 

 

그러나 사랑하니까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지금 한국에 있지 않아도 안맞았을 부분은 바로 매우 쉽게 이별을 말하는 순간이다. 이런 부분이 외국인과 맞지 않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든다. 한국사람은 뭘 바꾸거나 기존에 있는 것들을 변경하거나 관계를 재정립하는 부분을 매우 크게 생각하는데, 외국인들은 그런 것들이 모두 가변적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몇 가지 부분이 안맞다고 해서 이별하는 것이 좋겠다고 사귄지 1달이 안되어서 말하는 것은 나에게도 조금 충격이었다. 내가 아무리 그녀를 좋아해도 그런 태도는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다. 함께 노력하고 맞춰나갈 생각을 해야지, 그만두면 뭐가 되겠니. 이런 대사를 내가 하다니, 보통 헤어지자는 내가 하는 대사였는데. 참으로 나도 그녀를 좋아했나 보다. 

 

그녀와 외식을 하러가거나 시내에 가기만 하면 싸우게 되었다. 그 이유는 사소한 것이었으나, 꼭 그러고 돌아오는 길에 헤어지자는 이야기를 하는 그녀를 이해하는 것은 나에게 힘든 일이었다. 그래도 계속 화해를 했다. 그녀를 좋아했고, 놓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녀에게 한국으로 같이 가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보여서 말은 꺼내지 않았다. 

 

조금 엄격한 부분도 있고 쉽게 이별을 말했으나, 그것들이 단점으로 삼지 않을 만큼 나는 그녀가 좋았고, 그녀의 장정은 무궁무진했다. 아름다웠고, 귀여웠고 피부는 하얗다. 합리적인 사고를 가졌고, 약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따듯한 사람이었고, 남을 배려할 줄 알았으며, 강단이 필요할 때는 또 강단이 있었다. 그렇게 부드러워보이지만 강인한 여자는 처음이었다. 여태까지 어떤 여자보다 현명했고 사려심이 깊었다. 그녀에 대해서는 정말 욕심이 났다. 물론 여태까지 사귄 모든 여자에게 결혼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그 이야기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기보다는 그녀들이 듣고 싶어했던 말을 했던 것 뿐이다. 그러나 이번에 결혼하고 싶다는 이야기는 정말 본심에서 나온 진언이다.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기 며칠 전 서프라이즈 파티를 계획해서 나에게 파티를 열어주었다. 그리고 내 파티에 참가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기념품을 포장하고 작은 메모까지 해서 내가 한 것처럼 그들에게 제공했다. 미에 상은 저런 여자친구가 없다고 저번에 여자친구에 비하면 정말 천사가 따로 없다고 말했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우리가 만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으나, 그녀를 좋아하는 마음도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도 진심이었다. 온전히 사랑해주었다. 그래도 더욱 듬뿍 사랑해주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 그러나 온전히 사랑을 받은 소중한 기억이다. 언젠가 다시 사랑을 하게 된다면 이만큼 사랑을 느끼지 못할 것 같아서 두렵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끝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기 2일 전 그녀를 아침에 만나니, 갑자기 눈물이 터져나왔다. 그렇게 살면서 슬펐던 적이 있나 싶었다. 그녀가 없는 내 삶을 생각하니 이것은 살아있는 것인지 의심이 들었다. 

 

그렇게 한국에 돌아온지 벌써 9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는 이런 코로나 상황에서 서로가 만날 수 없는 상태에서 나는 새로운 직장에서 스트레스로 그녀와 전화로 몇번을 싸우고 서로 지쳐갔다. 그리고 그녀의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변하지 않았고, 그 부분에서 살짝 나도 지친 것은 사실이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 나는 즐겁지가 않았다. 아주 본심은 아니었지만 내 입으로 이별을 고한다. 

 

내 입으로 말해서 그 담은 할 말이 없었다. 이별을 하고도 편하게 연락은 했다. 이별을 내 입으로 말하고 멀리서도 그녀의 생일을 챙기고  꽃을 보내고 화장품을 선물했다. 꼴사납지만, 구남친처럼 질척거렸다. 작년까지는 그녀를 그리워하고 보고싶어하는 시기였다. 그녀를 내 마음속에서 장례를 치르고 보내는 시기였다. 한때는 나는 그녀를 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당연히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결말은 보잘 것 없었다. 인생은 드라마가 아니다. 누군가가 연출한 것이 아니듯이 영화처럼 드라마처럼 흘러갈 리가 없었다. 

 

그렇게 슬픈 나의 두번째 일본인과의 연애는 그렇게 끝이 났다.

 

내가 얻은 것은 충만한 사랑의 기억, 그리고 확 늘은 일본어 실력이었다.

 

사랑은 아름다운 추억과 능력(?)을 남기는구나! 아쉽게도 3번째 일본인 여친은 없다. 여태까지 이 시리즈를 사랑해주신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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