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그대는 지금도 물빛이다 물빛으로 어디에 어리고 있고 내가 그 물 밑을 들여다보면 헌 영혼 하나가 가고 있다 그대의 무릎이 물에 잠긴 옆으로, 구겨진 수면 위에 나뭇잎같이 우영규 강릉 땅 경포호수에도 찬비가 내리는지 붉은색 듬뿍 바른 두근대는 맘 만지러 강원에 갔다가 청상(淸霜)이 내린 줄도 모르고 서 있었네 한걸음에 한 달씩 세월은 다 가고 창가를 스쳐가는 산자락에는 겨울 맞이하는 회 빛만 늘어졌네 너 두고 온 호숫가 자그만 벤치에도 낙엽은 뒹구는지 색 잃은 낙엽위에도 찬비가 내리는지 이 비는 왜 내려 가슴을 파고들고 그리움만 고이는 가슴에 어쩌라고 자꾸 긴 밤은 내리는지 강릉에도 비 내리는지 찬비 내리는지 이경임 돌팔매질을 당해봐야 영혼에 파문이 생기는 거죠 강아지를 키우거나 나무와 이야기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