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아름다움/우리말

'이상'의 <거울>, 윤동주의 '참회록' 시 감상

제이 스치는 바람에 2021. 1. 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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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이상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든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께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여기까지 쓰는데 띄어쓰기를 하고 싶어 죽는 줄 알았다.

 

이 시가 거론되는 이유중 하나는 윤동주의 시 중에 <참회록>이나 <자화상>과 같은 시와 같이 비교되기 때문이다.

 

흔하게 하는 착각으로 윤동주를 바로 부끄러움의 시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시어 중에 '거울'을 자주 쓰기 때문에 당연히 <거울>이라는 시가 있는 줄 알았으나, 결국 없다.

 

<거울>이라는 시는 초현실주의자 이상의 시이고,

 

비슷한 느낌의 시로는 <자화상>과 <참회록>이라는 시가 있다.

 

<자화상>은 앞서 적은 내용이 있으니 <참회록> 이라는 시를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이미 수능에도 출제된 바가 있으니

 

더 유명하지 아니하다고 말을 안할 수가 없다(뭔말임??)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王朝)의 유물(遺物)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래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그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나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윤동주 시인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냥 좋기 때문이다.

 

너무 확연한 이유이다. 명확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지만

 

그의 여린 마음이 연약하다기보다는 외유내강의 느낌이 강하다.

 

행동적으로 강력히 저항하지 못한 그 시절의 젊은 시인이

 

이날 이렇게 주목을 받는 이유, 이렇게 사랑받는 이유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아직도 이렇게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그의 시를 나는 사랑한다.

 

그의 시집을 아직도 사람들이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이유를 글자로 이루 다 설명할 수가 없다고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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