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시인 4

호수 관련 시(詩) 모음

김영태 그대는 지금도 물빛이다 물빛으로 어디에 어리고 있고 내가 그 물 밑을 들여다보면 헌 영혼 하나가 가고 있다 그대의 무릎이 물에 잠긴 옆으로, 구겨진 수면 위에 나뭇잎같이 우영규 강릉 땅 경포호수에도 찬비가 내리는지 붉은색 듬뿍 바른 두근대는 맘 만지러 강원에 갔다가 청상(淸霜)이 내린 줄도 모르고 서 있었네 한걸음에 한 달씩 세월은 다 가고 창가를 스쳐가는 산자락에는 겨울 맞이하는 회 빛만 늘어졌네 너 두고 온 호숫가 자그만 벤치에도 낙엽은 뒹구는지 색 잃은 낙엽위에도 찬비가 내리는지 이 비는 왜 내려 가슴을 파고들고 그리움만 고이는 가슴에 어쩌라고 자꾸 긴 밤은 내리는지 강릉에도 비 내리는지 찬비 내리는지 이경임 돌팔매질을 당해봐야 영혼에 파문이 생기는 거죠 강아지를 키우거나 나무와 이야기하거나..

'이상'의 <거울>, 윤동주의 '참회록' 시 감상

거울 이상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든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께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여기까지 쓰는데 띄어쓰기를 하고 싶어 죽는 줄 알았다. 이 시가 거론되는 이유중 하나는 윤동주의 시 중에 이나 과 같은 시와 같이 비교되기 때문이다. 흔하게 하는 착각으로 윤동주를 바로 부끄러움의 시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시어 중에 '거울'을 자주 쓰기 때문에 당연히 ..

이성복 시인<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이야기된 불행은 불행이 아니다. 그러므로 행복이 설자리가 생긴다. -이성복 시인- 사실 제일 좋아하는 시중 하나이다. 아니 나의 원픽. 원픽은 바로 이 시. 이야기된 고통은 더이상 고통이 아니다. 시는 우리가 이미 아는 이야기들을 새삼스럽게 짧고 임팩트 있게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그래서 그 효과가 더욱더 배가 된다. 글을 쓰고 말을 하는 것이 일종의 치유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너무 많은 소통은 누군가를 힘들게 할 수도 있지만. 어찌보면, 하소연하고 일기를 쓰는 것이 내면의 불행을 입밖으로 혹은 글들이 세상밖으로 나오면 더이상 고통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자화상 - 윤동주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라이가 있습니다.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도로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추억(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中- 수능을 볼 때도 그렇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때도 그렇고 윤동주 시인의 시는 참으로 여린 것 같다. 부끄러움의 시인이라고 불리는 윤동주는 일제강점기에 스스로의 방법으로 일본과 싸웠..

728x90
반응형